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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d와 임계량

얼마전에 iTune에서 드디어 영화 전편을 다운로드 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는 뉴스가 떴더랍니다. mp3 다운로드로 판매한 음원이 대략 10억곡을 넘어선 상황에서 나온, 예상가능한 결과라 그리 놀랍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게다가 iTunes에서 제공하는 TV 프로그램 다운로드는 처음부터 성황이었는 걸요. 이지님 말씀대로 결국은 Apple이 먼저하는 구나하는 안타까움이 좀 있었다고 해야 할까.

일단 임계량(Critical mass)를 넘긴 제품 iPod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하면 속이 쓰립니다. 한류로 대표되는 컨텐츠가 있고 세계 제일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가 있으며 휴대폰의 도입과 서비스 부문에서도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이 나라에서 소위 문화산업에 계신 양반들이 오래된 사고와 제도, 그리고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스스로 목을 죄고 있는 걸 보면 답답하죠. 어쩌겠어요. 기껏 온갖 파라치들만 양산할 생각만 하고 있으니.

조만간 새 비디오 iPod가 출시될 거라는 이야기가 솔솔 새어나오고 있죠. iPod의 보급률과 그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는 사실 놀라울 지경입니다. 일단 그런 뒷받침이 있고 나면 그 임계량을 딛고 다른 시도가 뒤를 잇기 마련이죠. iTunes에 얼마전에 추가된 PodCasting이 비교적 눈에 띄는 단계였다면, Slate의 시도 Textcasting은 또 좀 새로운 맛이 있습니다. mp3를 RSS 피드로 내보내는 대신에 Text를 내보내는 거죠. PDA에서 기사를 받아보던 느낌과도 비슷한 것 같아요. iPod를 일종의 전자책으로 사용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도 있죠. 역시 새 비디오 iPod를 염두에 둔 포석이기도 합니다. 위키페디아를 iPod에 담는 기획 Encyclopodia는 또 어떤가요.


encyclopodia

비디오 iPod가 출시되면 비디오 뿐만 아니라 전자책 분야에서도 뭔가 일을 낼 것 같다는 건 그리 무리한 생각이 아닌 것 같습니다. 신문이나 잡지 같은 분야에서도 그렇구요.

최근에 MS가 장난치고 있는 오리가미 프로젝트 같은 것도 따지고 보면 iPod에 자극받은 거죠. 새어나오는 사양을 보면 iPod 대항마라기 보다는 포터블 시장의 판도를 뒤집어 보겠다는 의도가 더 강해보이지만, 기본적인 방향은 iPod에서 얻은 것 같더라는 겁니다. 한동안 휴대폰이 저런 멀티미디어 단말기의 궁극적인 형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들이 많았는 데 지금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궁금한 것이... IT와 문화산업이 통합될 때는 이렇게 표준/독점이라는 기반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나가기 어려운 걸까요? MS가 윈도우즈로 장사하는 것도 그렇고, Apple이 iTune과 iPod로 장사하는 것도 그렇고. 역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영상/음악 분야에서 뭔가 되어 나가려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제품의 임계량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이 있어야 하는 걸까요? 레인콤이 생각보다 그리 큰 폭은 아니지만 적자전환했다는 소식이 유난히 눈에 걸리는 군요, 쩝.

by 남쪽계단 | 2006/03/01 01:27 | IT | 트랙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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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YY at 2006/03/01 13:49

제목 : 한 곡에 겨우 10원
한 곡에 10원 받을 동안 뭐했나, 음악은 누구의 것일까 이렇게 두 개의 글을 읽었다. 예전에도 올린 적이 있지만, 결국,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소통과 Micro Payment가 예술가의 미래이다. 500원......more

Commented by DJHAN at 2006/03/01 01:49
근본에 경쟁이 깔려 있기 때문에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겠죠. 독점 체제는 오직 정체만이 있을 뿐이죠.

그런데 매출액의 10% 가까이 적자를 냈다는 건, 대단히 큰 폭이 아닐까요. 그것도 1분기가 아니라 1년 결산이 그렇다면 상당히 심각한 거죠.
Commented by 남쪽계단 at 2006/03/01 14:26
독점을 배제하는 구실을 하는 여러 제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시장점유율이 높은 제품이 출현해서 사실상의 표준이 되어버리는 동력이 무언지 궁금할 뿐이죠.

'생각보다'란 말을 추가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올해는 말그대로 대기업들의 저가 mp3 플레이어 출시에 원화가격상승으로 인한 환차손까지해서 사실 3~40%까지 적자가 났어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고 혼자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Commented by 남쪽계단 at 2006/03/01 14:26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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