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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이란?

io9에서 '과학 vs. 마법 - 소설의 세계에서 이 둘 간의 차이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몇몇 작가들에게 던졌더랍니다. 답한 양반들의 글을 읽다가 눈에 걸리는 양반이 있었으니 테드 치앙이었습니다. (이 양반의 [Stories of Your Life and Others]은 우리 나라에도 [당신 인생의 이야기]란 제목으로 번역되어 나와있죠.)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더라는 걸 다시금 느꼈습니다. 일단 이 양반의 구분을 보자구요.

대충 말하자면, 대량생산이 가능하면 과학이고, 그게 안되면 마법입니다.
Roughly speaking, if you can mass-produce it, it's science, and if you can't, it's magic.

한 때 전기가 마법이었지만, 일상화된 지금은 과학인 것 처럼. 테드 치앙 아저씨는 '대량생산의 가능성'을 소설에서 과학과 마법을 가르는 잣대로 사용합니다. 한데, 그게 다가 아니에요. 거기서 이 양반이 그렇다면 그런 맥락에서 '마법'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데서 무릎을 치고야 말았습니다.

조금 더 말해보자면, 마법이 대량생산될 수 없는 이유는 마법이 보통 실행자의 주관적인 능력에 의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강한 집중력, 영적 순수함 같이 다른 사람이나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어떤 것 말이죠. 마법은, 그러니까, 우주가 당신이 한 사람이란 걸 알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사람들이 과학적 세계관이 차갑고 비인간적인 우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말 할 때, 이게 바로 그네들이 말하고 있는 것이죠. 마법은 우주가 당신에게 개인적인 방식으로 응답하고 있을 때를 말합니다.

To go on at slightly greater length, the reason magic can't be mass-produced is that it usually relies on some subjective quality of the practitioner: her intense concentration, her spiritual purity, something that can't be substituted with another person or with a machine. Magic is, in a sense, evidence that the universe knows you're a person. When people say that the scientific worldview implies a cold, impersonal universe, this is what they're talking about. Magic is when the universe responds to you in a personal way.

에휴. 내가 오늘 이 양반 소설 다시 뒤집어 찾아 읽고야 맙니다. 정말. 두뇌의 배선이 다른 게지요. 어떻게 저런 말이 술술술 나오는지, 쩝. (io9에서)

by 남쪽계단 | 2008/07/11 06:07 | SF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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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abbala at 2008/07/11 07:32
그건 과학실험과 공학의 차이 아닌가요?
Commented by 남쪽계단 at 2008/07/11 09:05
과학실험도 다른 사람이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대량생산'의 가능성이란 점과 통하죠. 과학과 공학을 '대량생산의 가능성'이란 기준으로 나눌 수는 없을 듯.
Commented by kz at 2008/07/11 08:07
'충분히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는 얘기가 생각나는데, 연결이 될 듯도 하고 아리송하네요. :-|
Commented by 남쪽계단 at 2008/07/11 09:08
아서 클라크 아저씨 이야기였죠. 그레고리 벤포드 아저씨는 그걸 거꾸로 뒤집어 '마법과 구분되는 과학은 아직 충분히 발달된 게 아니라'란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한데 이걸 테드 치앙 아저씨의 관점이랑 연결시키기는 꽤나 어렵겠는 데요. 소설 속의 세계라 해도 말이죠.
Commented by stonevirus at 2008/07/11 09:12
아서 클라크는 "충분히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 라고 했고
베리 겜은 "마법과 구별 가능한 기술은 충분히 발전되지 않았다" 라고 했으며
프롤렌스 앰브로즈는 "얼마나 원시적인 기술이건 이해 못하는 자에게는 마법과 같다"라고 했었지요.
테드 창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도 그냥 그런듯 넘어가는 글 솜씨가 최고죠. 특히 최신작인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은 시간여행과 인간의 인생과 운명을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서 또! 휴고상을 탔다죠
Commented by 남쪽계단 at 2008/07/11 10:11
아니 고수가 납시셨군요. 예, 아직도 저 단편 무료로 읽을 수 있는 데 (http://www.freesfonline.de/authors/Ted_Chiang.html), 참 대단한 양반이에요.
Commented by 까까 at 2008/07/11 12:36
저 새 단편은 판타스틱 잡지에 번역본이 실려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구해서 보시는것도 좋을것 같아요.
Commented by 남쪽계단 at 2008/07/11 13:11
제가 [판타스틱]을 구해보기 어려운 입장이거든요, 쩝. 단편 자체는 전에 읽었습니다. 오늘 생각난 김에 다시 한 번 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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