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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뉴런

쥐 뇌세포로 제어하는 로봇


흠, 최근 들어본 중 가장 SF같은 소식이로군요. 쥐 뇌세포로 제어하는 로봇. 벌써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로망이 팍팍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거품이 솟아나는 유리관안에 든 조그만 두뇌. 웬지 단말기보다 진공관이 발광하는 기계덩어리 컴퓨터가 연상되는. (그러고 보니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다른 연상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겠네요, 쩝.)


사진에서 손이 잡고 있는 게, 쥐 태아에서 채취한 뉴런을 배양한 로봇제어유닛이고, 아래쪽에 보이는 게 로봇의 본체입니다. 영국 University of Reading 연구자들이 개발한 작품이죠. 뉴런은 배양액 속에서 자라나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전기신호를 교환하게 되죠. 배양액에 효소와 화학물질의 배합과 농도를 달리하면서 실험을 하고 있는 데, 그러다보면 자생적으로 뉴런들 사이에 일종의 고유한 구조가 생겨나는 겁니다. 달리 말하면 특정한 전기 자극에 일정한 전기 신호를 돌려주는 '회로'같은게 형성되길 기다리는 거죠. 그렇게 일종의 회로를 파악하고 나면 거기에 센서와 동력부를 연결해서 제어유닛으로 쓰는 거죠. 현재는 80~90%의 확률로 벽을 피하는 정도의 제어가 가능하다고. 여기에 쓰이는(?) 뉴런은 대략 300,000개라고 합니다.

알츠하이머나 파킨슨씨 병 같은 두뇌질환의 기제를 파악하고 치료법을 알아내는 게 최종 목적이라고 하는 데, 그 전에 웬지 다른 데 먼저 쓰이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 드는 건 제가 SF의 주제와 화법에 익숙하기 때문이겠죠. 다행이도(?) 인간의 뉴런은 윤리문제로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하지만 두뇌질환의 원인과 치료법을 파악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뉴런을 쓰는 단계까지 가게 되지 않을까요? 자생적으로 구조가 생긴다는 말은 조금 과장하자면 제어회로별로 '성격'이 생긴다고 볼 수도 있는 일인데 말이죠. 성격있는 로봇이라. 말이 웬지 무서운데요? (New Scientist에서)

추가: 중앙에도 기사가 실렸네요.

by 남쪽계단 | 2008/08/15 05:15 | SF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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