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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수강신청

NYU 법학 수강신청에서 작동중인 코스의 정리

코스의 정리라는 거, 신제도경제학과 '법과 경제학'이란 분야의 기본을 마련한 정리죠. 저는 어쩌다 보니 환경이나 토지나 경제지리나 이쪽을 보다가 알게 된 정리긴 하지만. 요지인 즉슨 만약 거래냐 계약을 할 때 동반되는 비용이 없다면 (수수료나 거마비 같은 거요), 혹은 미미하다면 처음에 재산권 분배만 확실하게 해 놓으면 최종적으로 자원은 효율적으로 분배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이 필요에 따라 자원을 거래할 테니까 말이죠.

이 정리 흔히 마찰력 없는 물리 세계에 비교되곤 합니다. 엄밀하게는 마찰력 없는 물리 세계를 상정해 놓고 마찰력을 도입했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 지를 차근차근 따져보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곤 하지만 말이죠. 이 정리로 1991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코스 아저씨는 이제 아흔이 넘으셨는 데도 계속 연구 중이십니다.

한데, 레빗 아저씨, 이 정리가 NYU 법학 수강신청에서 묘하게 적용되고 있는 걸 발견하셨더라는 거죠. 수강신청은 신청자가 정원을 넘어서면 추첨으로 결정되는 데, 수강을 취소할 경우를 대비한 대기자 목록 같은 건 없더라는 겁니다. 똑똑한 학생들은 여기서 꾀를 냅니다. 자기가 듣고 싶은 수업 대신 인기있는 수업에 우선적으로 등록을 하고, 거기서 성공하면 그 수업의 자리를 '파는' 거죠. 자, 수업을 들을 권리(재산권)은 미리 분배가 끝납니다. 이 경우 거래에 별도로 붙은 수수료는 미미합니다. 주로 다른 학생들을 찾는 검색비용 정도가 다겠죠. 그러고 나면 학생들끼리 거래를 하는 겁니다. 둘이 앉아서 한 학생이 수강취소를 바면 바로 다른 학생이 수강신청을 해서 자리를 넘기는 식으로 자리를 넘기는 거죠.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학생이 듣고 싶은 자리를 차지하는 거죠.

이 '제도'에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어요, 분명, 수강신청을 두고 돈 뿐만 아니라 육체관계가 오간다는 소문도 있고. 하지만 레빗 아저씨는 학생들에게 세상의 이치를 알게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더군요. 일리는 있어요. NYU에서 이걸 계속 굴리거나 혹은 아예 공식적으로 '경매' 시스템을 두게 될까요? 이제 학생들이 이 수법을 모두 알게 되었으니, 다음 NYU 법대 수강신청은 참으로 치열하겠군요. 딱 시장바닥 같이. 물론 진짜 수강신청은 공식 수강신청이 완료된 시점에야 시작되겠지만. (freakonomics에서)

추가: 우리나라 학생들도 하는 군요. 경제학 작동중입니다. 다만 기사의 톤은 레빗 아저씨와는 달리 저런 일을 하는 학생들이 '문제'라는 쪽이지만 말이에요. '양심'에 맡긴다라. 글쎄요. 저는 저게 양심하고 어떤 관계가 있는 지는 잘 모르겠네요.

by 남쪽계단 | 2008/08/13 04:14 | 생각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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