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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정체성

당신은 당신이 사는 곳


그러니까 새로 출판된 [Identity in Britain]에 대한 소식이 들리더라는 말이죠. 지도책인데 사회적 지표를 영국 전반에 걸쳐 지도화 한 내용이에요. 전반적인 결론영국은 생각보다 훨씬 더 사회적으로 분화되고 계급간 이동이 적은 사회였다는 거죠. 한데 그에 못지 않게 논란이 되는 부분은 저 책이 한 사람의 '정체성' 확립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게 그 사람이 어디서 태어나고 사느냐라는 걸 알게 모르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에요. 사람이 사는 곳은 그 사람의 계급뿐 아니라 건강, 가족구조, 그리고 삶 전반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강력한 독립변수더라는 겁니다. 당신은 당신이 사는 곳이라는 거죠. 꼭 그렇진 않지만 그렇게 될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개천에서 용나기' 어려운 동네더라는 거죠. 기사에서 보면

Bethan Thomas, a researcher at the department of geography at the University of Sheffield and co-author of the study, said it showed clearly that disadvantage at birth tended to follow through each stage of life. "Every step of the way, your chances are much more constrained. This is not to be deterministic; obviously there are people from disadvantaged areas who do make that leap and people from the most advantaged who can't be bothered, but those cases are much less common."

'창조적 계급' 플로리다 아저씨의 다음번 책 이름이 [Who's Your City: How the Places We Pick Shape the Lives We Lead]인 게 번쩍 생각이 나더라는 거죠. '맹모삼천지교' 생각도 나고. 또, 지금 제대로 된 곳에 살고 있는 건가하는 생각도 들고.

한데, 정작 저 이야기가 섬찟했던 건 [The Numb3rs] 시리즈 중에 한 에피소드 [The Sacrifice]가 떠오른 때문이었어요. 지역별 사회/경제/문화적 특성으로 그 지역에 사는 이들의 삶을 예측할 수 있다면, 과연 사람들은 그 자료를 어떻게 활용할까요? 저 에피소드에서는 그에 따라 성과가 낮은 지역에 가는 교육 프로그램을 취소시킬 수 있을까 하는 취지로 프로젝트가 진행됩니다. 밑빠진 독에 물 붓기는 그만두고, 될성부른 나무에만 물을 주겠다, 혹은 교육 예산을 집행하겠다는 거죠. 그런 뒤쳐진, 성과가 낮은 지역에서 기어올라온 그 프로그램의 조교는 그런 프로젝트의 내막을 알고는 참지못하고 프로젝트 집행자를 살해하게 됩니다.

에피소드 자체는 꼭 매끈하지만은 않아요. 하지만 저기서 던지는 물음만큼은 확실하죠. 주인공 아저씨가 유난히 헤맸던 에피소드이기도 하고. 사실 아직 에피소드로 나왔던 정도의 정밀도를 가지는 프로젝트는 무리라고 해요. 하지만, 그 비슷한 결과라도 얻게 된다면, 사람들이 꼭 옳은 선택만 할 것이라고 바랄 수는 없겠죠. 저기서 옳은 선택이란 꼭 합리적인 선택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Guardian에서)

by 남쪽계단 | 2007/09/22 01:25 | 도시 | 트랙백 | 핑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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